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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51년 || 9/9 || 오후

유리는 멀리 떨어져 대형 침대 밖에 서 있었다.
찬우를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가 침대 옆에 멈췄다.
찬우는 유리가 침대 옆에 다가오자 눈을 뜨고 유리와 눈을 마주쳤다.

유리: ....
유리: .........
유리: .............
유리:밥은 먹었어...? (소심한 말투)

찬우: ...아직 안 먹었어
유리: ...밥 먹을래?
찬우: 아직 배 안 고파
찬우: 네가 먼저 먹어

유리: ...
유리: ........ (주머니에서 캔 두 개를 꺼내 옆에 놓는다)
유리: (계속 찬우를 바라본다)
찬우: ......... (서로 바라본다)
유리: ...
유리: 나 귀찮아…?

짧은 침묵 후...

찬우: (너를 바라본다)
찬우: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봐?
유리: K가 그렇게 말했어
찬우: 걔가 너 귀찮다고 했어?
유리: (고개를 젓는다)
유리: 네가 스트레스 많이 받을 거라고 했어
찬우: .... (침대에 앉아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본다)
찬우: 응...
유리: 응…
유리: 미안해…

찬우: ... (매우 작은 목소리로) 난 네가 그냥... 그런 것뿐일지도... 몰라
찬우: 괜찮아 (미소)
유리: 네가 말 안 하면 난 절대 모를 텐데...
찬우: (미소)
찬우: 괜찮아,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야
유리: ....
유리: 응…
유리: 알겠어…

찬우: (유리의 입에 호박 사탕을 하나 넣는다)
유리: (사탕이 입에 들어오는 순간 바로 울기 시작한다)
찬우: (유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)
찬우: (매우 작은 목소리로) 어차피... 나도 쓸모없는 사람이니까, 별거 아니야.
유리: 그렇지 않아... (울면서 말이 뒤섞인다)
찬우: (계속 네 머리를 쓰다듬는다)
유리: (곧바로 찬우를 꽉 안는다)
유리: 안 돼...
유리: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돼...
유리: (눈물이 터져 나온다)
찬우: (멍하니 앉아 네가 안는 걸 그대로 받는다)
유리: 난 네가 나를 고치는 게 싫어...
유리: 난 네가 그냥 괜찮았으면 좋겠어...
찬우: ......

유리: 이제 내가 문제 안 일으킬게...
유리: 미안해...
찬우: 괜찮아. (왼손으로 천천히 유리의 등을 토닥인다)

유리: 진짜야...?
찬우: 응.
찬우: 괜찮아.

유리: (울음이 점점 잦아든다)
유리: (호흡이 점차 가라앉는다)
유리: (찬우를 천천히 놓는다)
찬우: 이제 괜찮아?

유리: (찬우를 바라본다)
유리: (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)
유리: 미안해...
유리: 또 귀찮게 했어...

찬우: (미소)
찬우: 괜찮아.

유리: 응.
유리: (깊게 숨을 들이쉰다)
유리: 너... 푹 쉬어...
유리: K가 네가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대...
유리: 난 먹을 것 좀 가져올게...
유리: ...밥은 꼭 먹어야 해...
찬우: (너를 바라본다)
찬우: 응. (고개를 끄덕인다)
찬우: 너도, 감기 걸리지 마.
유리: 응.

유리: ... (조용히 돌아서서 걸어간다)